안과의사는 시력을 개선하거나 유지해주는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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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담호원장 2019.12.25본문
일반인이 생각하는 안과의사는 어떤 이미지일까? "눈이 불편한 것을 고쳐준다" "시력교정술을 한다" "백내장, 녹내장, 황반변성을 치료해 준다" 등등이 우선적으로 떠오른다. 아마 일반인들이 생각하는 내용들은 다양할 것이다. 그런데 안과의사들 자신이 생각하는 안과의사로서 제일 중요한 일은 뭔가? 하는 질문에는 안과의사들의 대답은 거의 동일한 내용일 것이다. "안과의사는 시력을 잃지 않고 유지하도록 치료하거나 시력을 개선해 주는 사람이다" 라는 내용이다.
대학병원 안과에 다니던 환자가 비전안과를 방문하였을 때 흔히 하는 말 중 하나는 거기서는 안과의사가 너무 바쁘고 대기환자들이 많아 의사와 대화를 거의 못한다고 한다. 거기서는 진료비도 개인 안과보다 훨씬 더 비싸다. 유사한 진료를 받더라도 개인안과 10배정도는 흔히 지불한다. 안과의사가 (1) 비용을 저렴하게 받고, (2) 환자 치료 잘 해주고, (3) 설명도 잘하고, (4) 친절하기까지 하면 정말 좋을 것이다. 그런데 인간의 감성이란 주관적인 것이다. 언뜻 보기에는 (1)~(4) 항목들이 객관적인 사실처럼 느껴질 수도 있지만, 그런 것이 아니다. 모두 다 사람의 주관적인 판단이 개입되는 것들이다. '객관적' 이란 것은 수술비가 10만원이고, 눈 도수가 근시이고, 각막 크기가 11.5 mm 이다 등등 처럼 누가 보더라도 동일한 수치로 표시 되는 것들을 말한다. 이런 것들은 사람들의 기분이 개입되더라도 수치는 늘 동일하다. 그런데 '주관적' 이란 용어는 똑같은 사실에 대해 사람들이 느끼는 감성이 모두 다 다를 수 있다는 것을 말한다.
내가 환자들에게 흔히 설명하는 예를 들어서 말하면 2018년 기준으로 우리나라에서 1조원 이상의 부자 (보유 주식기준) 는 총 22명이다. 22위에서 상당히 등수가 올라가도 다수가 2조원이 안된다. 1등은 16조원의 이건희이다. 2등은 8조원의 이재용이다. 2등이 1등의 절반밖에 안된다. 그런데 1등인 이건희가 내 재산은 적다. 빌게이츠의 90조원 정도는 되어야 많은 것이다라고 하면 이건희가 이상한 사람이 아니라 본인이 느끼기에 16조원은 적은 돈이고, 이런 게 주관적이라는 것이다.
신라호텔 한식당 주방장이 최고의 재료로 된장찌게를 10명에게 최선을 다해 대접했다. 10명 중 8명은 정말 최고의 찌게 였다고 했는데 두 명이 이 찌게는 너무 짜서 맛이 없어 라고 했다면 그 두 명이 이상한 게 아니고, 사람의 입맛이란 주관적이어서 있을 수 있는 일이라고 다수가 이해할 것이다. 그런데 며느리가 정성 들여서 한 된장찌게를 먹은 시어머니가 그게 너무 짜다고 이야기한다면 거기에 대한 사람들의 생각은 어떨까? 신라호텔 한식당 주방장의 경우와는 다르게 생각하는 경우가 많지 않을까? 유사한 경우에 보이는 주관적인 반응은 이렇게 차이가 날 수 있다.
안과의사인 내가 생각하는 것은 (1)~(4) 항목이 모두 다 중요하지만 결국 (2) 항목인 "환자 치료 잘 해주고" 가 안되면 (1) 비용저렴, (3) 설명 잘함, (4) 친절함 항목이 아무리 잘 제공되었어도, 의사 본인 만족이 안되고, 환자도 만족이 안된다. 따라서 안과의사 자질 중 제일 중요한 것은 (2) "환자 치료 잘 해주고" 이다. 그런데 (2) 항목인 "환자 치료 잘 해주고" 가 정상적으로 잘 진행되고 있어도, 환자 본인이 느끼기에 원하는 결과를 못얻었다고 생각하는 경우는 흔하다.
예를 들면 라섹이나 백내장수술 후 평균 3개월은 지나야 시력과 안구건조증이 안정되니, 수술후 다양한 불편감은 회복되는데 3개월은 기다려야 한다고 수술하기 전 두 번 이상에 걸쳐 긴 시간 동안 비전안과에서 자세히 설명해 준다. 그런데 수술하고 1주도 안되어서 안구건조증이나 시력 업다운의 주관적인 불편을 반복적으로 호소하는 경우가 자주 있다. 수술상태가 깨끗하고 별 문제 없으니 3개월 정도 시간이 지나면 편해진다고 또 다시 긴 시간 자세히 설명해 줘도, 같은 컴플레인을 3개월쯤 될 때까지 병원 방문시마다 매번 이야기하는 사람도 있다. 이런 환자들을 대하다 보면 직업적으로 스트레스를 받는다.
수술 후 경과에 대한 환자 이해를 돕기 위해 나처럼 수술시간에 수술환자 본인 한 명을 위해 외래 진료를 전혀 안하며, 수술승락서를 의사인 내가 직접 받으며 15분 정도 자세히 설명해 주는 안과의사는 한국에 아무도 없다.
수술 받을 환자가 수술방에 들어가면 수술 어시스트 간호사 두 명이 각각 두 번에 걸쳐서 수술 받을 환자 이름과 수술 받을 눈을 환자에게 물어본 뒤 챠트 기록과 비교 확인하고, 마지막으로 내가 수술방에서 환자 이름과 수술 받을 눈이 좌측인지, 우측인지 한 번 더 확인한다. 이것은 국제적인 프로토콜이지만 개인안과에서 이런 것까지 확인하며 수술하는 곳은 한국에는 거의 없다고 보면 된다. 대학병원에서도 이런 것들을 지키지 않아서 생긴 사고가 종종 뉴스거리로 기사화된다.
나는 (2) "환자 치료 잘 해주고" 를 위해 병원 시스템을 최대한 완벽하게 셋업 했고, 나 스스로도 최선을 다하고 있다. 그리고 (1) 비용을 저렴하게 받고, (3) 설명도 잘하고, (4) 친절하기 위해서도 많은 노력을 쏟는다. 비전안과 진료를 모두 예약제로 하면서 예전에 비해 진료환자 수를 30% 이상 줄였다. 그렇지만 진료비용은 예전과 동일하게 받는다. 비전안과에서 진료받는 환자 각자에게 예전보다 더 긴 시간 동안 진료를 하니 다른 안과와 비교하면 시간대비 비용을 저렴하게 받는 것이다.
비전안과 원장 이담호가 모든 환자에게 (1)~(4) 항목 모두에 대해 최선 진료를 하더라도 모든 환자가 주관적으로 만족할 수 없는 게 현실이지만, 환자의 다양한 주관적 컴플레인으로 스트레스를 받아도 환자 시력을 잘 치료하고, 환자들의 주관적인 만족도를 높여줄 수 있도록 노력하기를 다짐하며 올해 크리스마스 밤을 보낸다.
2019.12.25
비전안과 원장 이담호